AI가 돌봄의 빈틈을 메운다…‘사람 중심 돌봄’으로 전환

AI가 바꾸는 복지·돌봄의 현장… 경기사회서비스협회, ‘복지·돌봄 AI 대전환 로드맵’ 4부 기획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우리 사회의 돌봄 수요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반면 돌봄 현장을 지켜야 할 인력은 줄어들 전망이다. 앞으로 닥칠 ‘돌봄 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새로운 돌봄 체계 구축에 나선다.
보건복지부는 10월 6일 국무회의에서 ‘복지·돌봄 AI 대전환 로드맵’을 보고했다. 경기사회서비스협회 매거진에서는 이번 로드맵을 위해 4부에 걸쳐서 내용을 분석해 보도하기로 했다. 1부는 24시간 살피는 ‘스마트 홈’, 2부는 AI 기반 복지행정 혁신, 3부는 사람 중심 AI 활용 기반 구축, 4부는 5년 후 달라지는 국민의 삶이다.
이번 로드맵은 AI 기술을 활용해 돌봄 서비스와 복지행정을 혁신하고, 급증하는 돌봄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복지·돌봄 체계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가 제시한 목표는 ‘든든한 돌봄, 따뜻한 복지, 함께 누리는 AI’다.
핵심은 AI가 사람을 대신해 돌봄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돌봄의 빈틈을 줄이고 종사자가 사람을 돌보는 데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1부 : 집에서는 24시간 살피는 ‘스마트 홈’
가장 먼저 달라지는 것은 집에서 받는 돌봄이다.
현재 재가 돌봄은 돌봄 종사자가 방문하는 시간에 서비스가 집중되기 때문에 방문하지 않는 시간에는 돌봄 공백이 생길 수 있다. 앞으로는 AI 기기와 장비를 활용해 이용자의 생활을 24시간 살피는 ‘스마트 홈’이 구축된다. 단순히 움직임이 없는지 확인하거나 응급호출을 받는 수준을 넘어, 평소 생활패턴과 건강상태, AI와의 대화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평소와 다른 이상징후를 조기에 발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평소와 달리 움직임이 크게 줄거나 생활패턴에 변화가 나타날 경우 AI가 이를 감지하고 필요한 돌봄이나 복지서비스로 연결하는 것이다. 정부는 우선 공공 재가 돌봄서비스에 적용할 AI 기반 돌봄 모델을 개발하고 소규모 시범사업을 통해 효과를 검증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상도 노인에서 장애인으로 넓히고, 가정뿐 아니라 복지관과 주간보호센터 등 지역사회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한다. 장기적으로는 말벗, 안전감지, 건강관리 등을 하나의 이동형 로봇으로 제공하는 가정용 AI 자율추종 로봇도 활용할 예정이다.
시설에서는 ‘반복 업무’ 줄이고 사람에게 집중
요양시설 등 돌봄 현장에서도 AI와 로봇의 역할이 확대된다.
현재 시설에서는 야간에 종사자가 직접 순회하며 이용자의 안전과 수면, 배변 상태 등을 확인하는 일이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는 스마트 기저귀와 낙상·움직임 감지센서 등을 활용해 이용자의 상태를 한 곳에서 확인하고, 이상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돌봄로봇은 신체적 부담이 큰 업무를 지원하고, AI와 사물인터넷(IoT)은 반복적인 모니터링 업무를 돕는다. 이를 통해 돌봄 종사자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종사자가 이용자와 대화하고 살피고 관계를 맺는 대면 돌봄에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단순히 AI·IoT·로봇을 하나씩 시설에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설의 업무방식과 운영체계까지 함께 개선하는 스마트 시설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기술이 현장에 머물지 않도록 ‘전주기 지원’
돌봄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돌봄기술의 연구개발부터 실증, 사업화, 현장 확산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7년부터 AI·IoT 기반 돌봄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2028년부터는 피지컬 AI와 로봇 분야로 연구개발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스마트 홈과 스마트 시설은 기술을 실제 돌봄 현장에서 시험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현장의 문제를 바탕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개발된 기술을 다시 현장에 적용해 돌봄의 생산성과 질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효과가 확인된 기술은 장기요양보험 복지용구 품목 확대와 신속한 등재, 시설 수가, 이용권(바우처) 등의 제도적 지원을 통해 현장 확산도 추진한다.
AI 시대에도 돌봄의 중심은 ‘사람’
이번 로드맵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첨단기술을 돌봄 현장에 들여오는 데 있지 않다. 우리나라는 빠른 고령화로 돌봄 수요가 크게 늘고 있지만 이를 담당할 인력은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KDI와 한국은행은 2043년 요양보호사가 약 99만 명 부족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돌봄 인력 부족이 현실화되면 개인의 돌봄 공백을 넘어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AI는 이러한 현실에서 돌봄의 모든 것을 대신하는 기술이라기보다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사람이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
24시간 생활을 살피는 AI와 로봇, 그리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손을 잡아주는 돌봄 종사자. 정부가 그리는 AI 돌봄의 모습은 결국 기술과 사람이 함께 만드는 돌봄이다.
고령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기술을 도입하느냐가 아니라, 기술을 통해 얼마나 더 촘촘하고 따뜻한 돌봄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2부 기사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