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기적’ 공동체상영회

[현장] 시민과 의료·복지·돌봄 관계자 한자리에… 생애말기 돌봄과 존엄한 삶의 의미 나눠
삶의 마지막 순간, 우리는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하고 싶을까. 익숙한 집과 동네에서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하려면 지역사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러한 질문을 함께 나누는 자리가 시흥에서 마련됐다.
지난 10월 15일 오후 6시 30분, 소래빛도서관 3층 공연장에서 다큐멘터리 ‘어쩌면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공동체상영회가 열렸다. 이날 시민과 지역 의료·복지·돌봄 관계자들은 영화를 함께 관람하며 생애말기 돌봄과 존엄한 죽음의 의미를 되새겼다.
상영회가 열린 공연장에는 영화를 보기 위해 모인 참석자들이 객석을 채웠다. 상영 전 무대에 선 관계자들은 손하트로 인사를 전하며 단체 사진을 촬영했고, 객석의 참석자들도 손하트로 화답했다. 함께 웃으며 사진을 남기는 모습에서 이번 행사를 향한 관심과 따뜻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이번 상영회는 단순한 영화 관람을 넘어,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준비하고 지역사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였다.
익숙한 공간에서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한다는 것
상영작 ‘어쩌면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일본의 재택의료와 재택 호스피스, 지역사회 통합돌봄 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자신이 살아온 집과 익숙한 지역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 그 곁을 지키는 가족과 의료진의 이야기를 통해 존엄한 삶의 마무리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죽음에 관한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누구나 나이가 들고 돌봄이 필요한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애말기 돌봄은 개인과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준비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자신이 살아온 곳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삶을 마무리하려면 의료서비스뿐 아니라 일상을 살피는 돌봄, 가족을 지원하는 체계, 이웃과의 관계망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이번 상영회는 이러한 돌봄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돌봄의 모습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의료·복지·돌봄 기관이 함께 만든 공감의 자리
이번 공동체상영회는 사회적협동조합 경기사회서비스협회와 시흥희망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을 비롯해 지역의 의료·복지·돌봄 기관들이 뜻을 모아 마련했다. 신천연합병원, 새오름가정의원, 보화약국, 사랑한의원, 경기시흥작은자리지역자활센터 등 여러 기관이 참여해 지역사회 연대의 의미를 더했다.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는 기관들이 생애말기 돌봄이라는 주제로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의료기관의 전문적인 지원과 복지서비스, 일상 속 이웃의 관심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지역사회 돌봄은 더욱 촘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상영회는 돌봄을 특정 기관이나 전문가에게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과제로 바라보는 기회가 됐다. 각자의 자리에서 이어온 활동을 공유하고 협력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과정은 지역 중심 돌봄의 기반을 다지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
영화에서 시작된 질문, 지역사회의 실천으로
이번 행사는 ‘생애말기·존엄한 죽음’을 주제로 이어지는 3부작 기획 강좌의 첫 번째 순서다. 영화 관람을 시작으로 삶의 마지막까지 동행하는 돌봄과 주민 간 호혜적 관계망에 관한 이야기를 차례로 나눌 예정이다.
오는 10월 22일에는 새오름가정의원 강경숙 원장이 ‘삶의 마지막까지 동행하는 돌봄’을 주제로 호스피스·완화의료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을 살펴본다. 이어 10월 29일에는 ‘함께 돌보다―호혜적 관계망’을 주제로 주민자원활동과 서로 돌봄 사례를 나누며 지역사회 돌봄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소래빛도서관에서 열린 이번 상영회는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일이 곧 우리가 서로를 어떻게 돌보며 살아갈 것인지에 관한 질문임을 일깨웠다. 영화에서 시작된 공감이 이웃을 살피는 관심과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져, 누구나 자신이 살아온 곳에서 존엄한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